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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리의 여정
부름에 따라
내 유년 시절의 기억을 추억에 사로잡혀 회상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토록 오랜 세월 부패하고 썩은 환경에서 모험을 하고 난 지금은... 그립다는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래, 그 때는 정말 지루하고 단순한 일상이었다. 땅을 경작하고 (혹은 그러는 척만 하고) 농작물을 팔아야 하는 시장 광장에서 수다를 떨었다. 씨를 뿌리는 대신 플루트를 깎았다. 농가를 몰래 빠져나와 선술집에서 밤새도록 춤을 췄다...! 하지만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나는 이곳에, 그토록 오래 전 어둠의 장막의 연무를 헤쳤던 밤하늘의 밝은 빛을 쫓고 있다! 살아남은 생존자는 극소수지만 그 누구도 내가 하늘에서 보았던 그 빛을 보지는 못했다. 다행히 녀석들도 내 경험담을 단순히 모닥불을 피우며 들려주는 발로리의 무용담으로만 치부하지는 않는다! 발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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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할 때는 항상 조심할 것
불길함과 부정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날 인도하던 새들이 갑자기 노래를 멈췄을 때, 이파리를 간지럽히며 지나가던 바람이 갑자기 거세졌을 때 나는 멈췄다. 나무 꼭대기에 있는 창 끝에서 춤추듯 반짝이던 빛을 발견했을 때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부카 무리의 창은 파이크미드 외곽이(가) 무너지던 날 맹렬히 타오르던 불길처럼 날 향해 비오듯이 쏟아졌다. 하지만 나도 언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만큼 세상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휘두르는 도끼 앞에서는 머리를 숙여라. 이 말은 왕의 궁정에서 직접 배웠다! 나는 습격자들이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하게 석양을 향해서 뛰었다. 탈출에 성공했고 부카도 여기까지 따라오진 못할 것이다. 대체 이유가 뭘까... 그때 밤하늘을 갈랐던 그 기적 같은 빛에 내가 가까이 다가가서인지도 모른다. 별들이 나란히 놓이는 순간 나의 여정도 드디어 마감되리라. 발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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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쪽지를 찾았다!
제즈미나 여왕이 이곳에 있었고, 여왕의 고대 우군들이 날 이끌었던 그 빛을 소환했다! 이 얼마나 기이한 재결합인지! 여왕이 엄마의 무릎에서 자던 아기새였던 시절을 지금도 기억한다. 여왕은 연약한 손으로 내 리라를 간신히 손에 쥘 수 있었다. 제일 가운데 있는 현이 끊어졌을 때 여왕은 울음을 터뜨렸고... 난 용서해줬다. 여왕은 영원히 친구가 되고 싶어했고 피로 인장을 찍어 그 약속을 보증하고자 했다.얼마나 이상하고 무의미한 관습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굳이 따르지 못할 것도 없었다. 칼로 얕은 상처를 냈던 일이 떠오른다. 이후 리라에 다시 현을 걸어 여왕이 계속 연주할 수 있게 해줬다. 여왕의 뺨은 눈물로 축축했고 손바닥은 체리 빛깔의 빨간 반점이 덮여 있었다. 그때 생긴 흉터는 지금도 그대로다. 비록 때는 다르지만 우리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마주쳤다. 여왕의 목표가 곧 나의 목표이고, 내 흉터가 곧 여왕의 흉터이다. 저 안에 들어가는 순간 내 여정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대체 거쳐가야 할 모험이 얼마나 많은지! 발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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