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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프레이의 선술집
에밀리 프레이의 일기 1권
대지는 날이 갈수록 메말라간다. 손가락 사이에서 부서진 흙은 부서져 모래가 되어 사라진다. 이마에 맺인 땀을 닦았다. 슬픔이 담긴 창색한 물방울이 들판을 적신다. 이들이 깊은 땅 속으로 들어가 제대로 농작물의 영양분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조용히 기도를 올리지만 입술이 너무 메말라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지닌 작은 것들을 떠올릴 때마다 저잘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 손으로 이룩한 선술집이다... 그러니 쉴 수도, 떠날 수도 없다.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이 땅을 떠나지 않으리라. - 에밀리 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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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 프레이” 선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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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프레이의 일기 2편
햇볕이 쏟아지며 나뭇잎을 태워버렸다. 작년에 심어 과일과 열매를 맺어야 할 것들이 모두 재로 변해 버렸다. 이제 이 땅을 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뿐이다. 마지막 식량을 나눠준 후, 마지막으로 먹을 빵을 구웠다. 수프를 만들 물도, 나눠줄 맥주조차 남지 않았다. 이제 손님은 오지 않는다. 여기 있는 이들은 모두 뱇볕에 눈이 멀고 피부에는 물집이 생겨 신음하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 뿐이다... 이 가뭄이 정말 고대의 저주란 말인가...? 우리는 이대로 끝장이란 말인가...? 우리가 고대인을 화나게 했나...? 믿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지금 내게 남은 건 그게 전부니까. - 에밀리 프레이
위치
“이역만리 프레이” 선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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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프레이의 일기 3편
구원의 손길이 닿았다! 동부 라피스 지역에서 생존자를 모아 대상단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제즈미나 여왕님이 직접 조직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왕님의 연설을 들었을 때, 머릿결 사이로 산들바람이 부는 것을 보고... 나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헌신과 용기의 불꽃이 새로운 시작을 향한 빛이 되어 밝게 타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여왕님은 경이로우신 분이고, 단호하며, 엄청난 인내심을 지닌 분이시다. 그 광채는 실로 아름다웠다. 나도 여왕님처럼...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이끄는 존재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 지켜온 선술집을 떠나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내 심장이 뛰는 한, 선술집은 다시 지으면 그만이다. 그때까지는 성장하고... 버텨야 한다. 나의 여왕님도 용감하게 앞장서고 있으니까. - 에밀리 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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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단 야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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