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5039549
마법사 이코라
뛰어난 육신일지니
저 세포는 단순히 변질만 하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는 성질도 가지고 있었다. 자연 물질을 분해해 새로운... 무언가로 바꾸면서 에너지와 성장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어떻게 벌어지는지 정확한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그러려면 어둠의 장막 포자,로 더 많은 실험을 해야 한다. 아무래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보다는 여기서 사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저들은 그저 피곤할 존재일 뿐이니까. 검은 가마솥 안에 든 액체는 회전을 반복하며... 내용물을 녹이더니, 서서히 먹어치우며 변질해 갔다. 예전에 회전하는 솥 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순간이었지만 밝은 빛을 보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정신이 어떻게 된 것 같다. 아니면 너무 오랜 시간을 혼자서 보낸 탓일까. - 이코라
페이지 1
어둠 속 굶주림
정신이 나갈 것 같다. 나도 안다. 수년 동안의 고독이 내 마음을 약하게 만들었다. 공허가 검은 가마솥 안에서 거대한 아가리를 벌린다. 서성거리며 나를 기다린다. 배회하고 있다. 달콤하면서도 고약한 향을 풍기며 내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그것이 나를 부르며 속삭인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내가 텅 비었다는 사실은 안다. 저것도 텅 비어 있다. 그렇다, 굶주린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닮은 구석이 있었다. — 이코라
페이지 2
내 외침에 공허가 대답했다
굶주린 그 아가리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나처럼 외로움과 갈망으로 가득했다. 내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이빨 사이에 낀 내 옆구리가 갈라지고 잘려나간다. 소용돌이와 함께 나는 아가리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따스하다 못해 숨이 막힌다. 나를 안으로 잡아끈다. 우리는 같다. 우리는 하나가 되리라. 내 육신은 어디로 갔을까 구덩이다, 나는 텅 비고 굶주린 구덩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며, 존재하지 않으며, 공허 그 자체다 적든 많든 모든 것이 심연 그 자체다
페이지 3